금리와 주가의 상관관계

주식 시장을 지배하는 보이지 않는 중력, '금리'

안녕하세요! 주식 초보 탈출을 위한 든든한 페이스메이커, 주식 초보 시리즈 26강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지난 강의들까지 우리는 개별 기업의 재무제표를 뜯어보고, 차트의 보조지표를 활용해 매수와 매도 타이밍을 잡는 '미시적인(Micro)' 분석 방법들을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내 나무가 튼튼한지, 열매를 잘 맺을지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과정이었죠.

하지만 아무리 내 나무가 튼튼해도 숲 전체에 거대한 산불이 나거나 무서운 가뭄이 닥친다면 어떻게 될까요? 나무는 버티지 못하고 시들어버릴 것입니다. 주식 시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개별 기업의 실적이 아무리 좋아도, 시장 전체를 뒤흔드는 거대한 환경 변화가 오면 주가는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곤 합니다. 그리고 그 숲의 날씨를 결정짓는 가장 강력하고 압도적인 변수가 바로 오늘 우리가 배울 '금리(Interest Rate)'입니다.

투자의 전설 워런 버핏은 "금리는 주식 시장의 중력과도 같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중력이 강해지면 물건이 바닥으로 무겁게 떨어지듯, 금리가 오르면 주식 시장의 가치도 무겁게 짓눌려 하락한다는 뜻입니다. 뉴스에서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 금리를 인상했습니다"라는 앵커의 멘트가 나오면 다음 날 코스피가 파랗게 질려 폭락하는 모습을 우리는 수도 없이 보아왔습니다.

도대체 은행 이자와 내 주식 계좌가 무슨 상관이기에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요? 오늘 26강에서는 주식 투자를 한다면 평생 안고 가야 할 핵심 거시경제 지표, 금리와 주가의 '시소게임' 원리에 대해 초보자의 눈높이에서 완벽하게 파헤쳐 보겠습니다.

은행 이자가 오르면 주식이 떨어지는 4가지 결정적 이유

금리와 주가는 기본적으로 '반비례' 관계에 있습니다. 즉, 시소의 양 끝에 앉아있어서 한쪽(금리)이 올라가면 다른 한쪽(주가)은 쿵 하고 떨어지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크게 4가지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습니다.

1. 굳이 위험한 주식을? '안전 자산'으로의 머니 무브 (투자 매력도 하락)

가장 직관적이고 강력한 이유입니다. 투자자들의 돈은 언제나 '수익은 높고 위험은 적은 곳'을 향해 물처럼 흘러갑니다.

만약 은행 예금 금리가 연 1%~2% 수준인 초저금리 시대라고 가정해 봅시다. 은행에 돈을 넣어둬 봤자 물가 상승률을 빼면 남는 게 없으니, 사람들은 원금 손실의 '위험(Risk)'을 감수하고서라도 5%~10%의 수익을 기대하며 너도나도 주식 시장으로 돈을 싸 들고 달려옵니다. 사려는 사람(수요)이 많아지니 당연히 주가는 쑥쑥 오릅니다.

그런데 은행 금리가 갑자기 5%, 6%로 껑충 뛰었다고 생각해 볼까요? "가만히 숨만 쉬어도 나라에서 보증하는 은행이 원금 보장하고 이자를 6%나 준다고? 그럼 굳이 마음 졸이면서 주식 할 필요 없지!"

이렇게 생각한 투자자들은 주식 시장에 있던 돈을 빼서 안전한 은행 예금이나 채권으로 옮겨가기 시작합니다. 시장에서 주식을 사려는 사람은 줄어들고 팔고 떠나려는 사람만 많아지니, 주가는 자연스럽게 하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2. 회사의 빚이 눈덩이처럼! (기업의 이자 비용 증가와 순이익 감소)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기업, 심지어 삼성전자나 애플 같은 초일류 기업들도 모두 은행이나 채권 시장에서 어마어마한 돈을 빌려(부채) 사업을 합니다. 공장을 새로 짓고, 직원을 채용하고, 신제품을 연구하는 데 막대한 현금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금리가 오르면 어떻게 될까요? 기업이 은행에 매달 갚아야 하는 '이자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회사가 물건을 열심히 팔아서 영업이익을 100억 원 냈더라도, 작년에는 이자로 10억만 내면 됐던 것을 올해는 금리가 올라 이자로 50억 원을 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주주들의 몫으로 돌아가는 최종 이익인 '당기순이익'이 쪼그라들게 됩니다. 지난 강의에서 주가는 결국 회사가 벌어들이는 '이익'의 그림자라고 배웠습니다. 회사의 순이익이 줄어드니, 기업의 가치가 떨어지고 주가 역시 곤두박질치게 되는 것입니다.

3. 지갑을 닫는 소비자들 (소비 위축과 경기 침체 우려)

금리 인상의 충격은 기업뿐만 아니라 우리 같은 평범한 개인(소비자)들에게도 직격탄을 날립니다.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신용카드 할부 등 빚이 없는 현대인은 드뭅니다.

대출 금리가 훌쩍 뛰어올라 매달 은행에 내야 하는 대출 이자가 5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늘어났다고 상상해 보세요. 당장 외식을 줄이고, 새 옷 사는 것을 미루고, 자동차나 스마트폰 교체 시기도 늦출 수밖에 없습니다. 지갑을 꽉 닫아버리는 것이죠.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 기업들이 만들어낸 물건은 창고에 재고로 쌓입니다. 자동차가 안 팔리고, 가전제품이 안 팔리고, 백화점에 사람이 끊깁니다. 결국 기업의 매출이 꺾이고 실적이 나빠져, 다시 주가가 하락하는 '경기 침체의 악순환' 고리가 만들어집니다. 주식 시장은 이런 미래의 우려를 가장 먼저 반영하여 주가를 끌어내립니다.

4. 먼 미래의 돈보다 지금 당장의 돈이 최고 (성장주의 몰락)

이 부분은 조금 어렵지만 투자자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개념입니다. 주식 시장에는 현재 돈은 잘 못 벌지만 미래의 엄청난 성공(꿈)을 먹고 자라는 '성장주(IT, 바이오, 2차전지 등)'가 있고, 지금 당장 돈을 꼬박꼬박 잘 버는 '가치주(은행, 통신, 배당주 등)'가 있습니다.

금리가 낮을 때는 시중에 돈이 흔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먼 미래의 '꿈'에 기꺼이 높은 점수를 주고 투자합니다. 하지만 금리가 높아지면 돈의 가치가 귀해집니다. "10년 뒤에 대박 나서 100억 벌어다 줄게!"라고 말하는 기업보다, "당장 내일 내 주머니에 현금 100만 원 꽂아줄게!"라고 말하는 기업이 훨씬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이를 경제학 용어로 '미래 가치의 할인율이 높아진다'고 표현합니다. 금리가 오르면 먼 미래에 들어올 이익의 현재 가치가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미래의 기대감으로 주가가 한껏 부풀어 있던 '성장주'들의 거품이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뼈아프게 터지며 주가 폭락을 주도하게 됩니다.

금리는 날씨와 같다. 우산을 준비하고 비가 그치기를 기다려라

오늘 26강에서는 은행의 금리와 내 주식 계좌의 수익률이 왜 반대로 움직이는지, 그 4가지 핵심 원리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정리를 해보자면, 금리가 오르면 ①안전자산으로 돈이 빠져나가고, ②기업의 이자 부담이 커지며, ③소비가 위축되고, ④미래 가치(성장주)가 타격을 입기 때문에 대세 하락장이 펼쳐지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금리 인상기에는 주식을 무조건 다 팔고 도망쳐야 할까요?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시소게임이 절대적인 진리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국가 경제가 너무나 호황이고 기업들이 돈을 미친 듯이 잘 벌어서,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행복한 금리 인상'을 할 때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금리가 올라도 주가가 함께 오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금리의 급격한 상승은 주식 시장에 가장 강력한 먹구름이라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똑똑한 투자자라면 항상 한국은행(BOK)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결정 뉴스에 귀를 쫑긋 세워야 합니다.

만약 금리 인상 사이클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면, 빚내서 투자하는 이른바 '영끌'은 절대 피해야 합니다. 대신 당장 현금을 잘 벌어들이고 빚이 적은 우량 기업, 혹은 고배당을 주는 가치주로 투자 비중을 옮기는 '방어적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금리는 돌고 돕니다. 비가 오면 우산을 쓰고 기다리면 되듯, 고금리 시기에는 무리한 투자를 피하고 열심히 현금을 모으며 다시 찾아올 저금리(주식 호황) 사이클을 준비하면 됩니다. 거시 경제의 파도를 읽는 눈을 가지게 되신 것을 축하합니다!